성장이라는 불안, 호밀밭의 파수꾼 읽었다책

호밀밭의 파수꾼호밀밭의 파수꾼 - 10점
J.D. 샐린저 지음/민음사

요즘 듣고있는 문학비평 수업에서 '불안의 수사학'이라는 테마로 작품 비평을 공부하면서 썼던 '호밀밭의 파수꾼'에 관한 비평문. 사실 쓸데없이 길기만 하고, 중언부언 했지만 너무 좋아하는 책이라 꼭 올려보고 싶었다. 간만에 블로그질에 탄력도 받았으니() 슬쩍 올려보는.
http://myanother.egloos.com2009-11-05T16:31:020.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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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죽음 하루하루

1. 생각대로 해? 그게 답이야?

요새는 약간 뜸한듯 하지만 몇주전까지만 해도 TV를 수놓던 광고가 하나 있다. 다들 한번쯤은 보셨을 거라고 생각되는 굴지의 대기업 SK텔레콤의 '생각대로 해 그게 답이야'라는 광고. 대충 '한 살 걸음마가 늦으면 지는걸까?' 로 시작해 '26살, 대기업에 못가면 지는걸까? 34살, 외제차 못타면 지는걸까?'와 같은 문구들로 이루어져있다. 요즘 여러가지 컨셉으로 여기저기서 볼 수 있는 나름 도발적인 이 광고가, 참 내 심사를 뒤틀리게 만들고 있다.

다른 사람들 반응은 어떤지 궁금해서 검색을 해봤더니 이 광고를 통해서 '정말 생각대로 해야지'라고, 어떤 감동이나 새로운 의지를 갖게 되신 분들도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남의 생각, 남의 기준으로 살지 말라고 친히 말해주셨으니 나는 내 생각대로 이 광고를 좀 꼬집어봐야겠다. 나는 내가 왜 이 광고를 보고, 특히 실컷 '생각대로 하'라며 용기를 북돋는듯한 얘기를 늘어놓고 나서 마지막에 '생각대로T'가 나왔을 때 참 괜히 억울한 기분마저 들었는지 생각해보았다. 

우선, 이 광고에서 나열되는 기준들, 어떤 사회적인 성공의 증표들을 기준으로 삼아 대놓고 다른 사람에게 '넌 패배자야!'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주 속물적이고도 몰상식하기 짝이 없는 인간으로 낙인 찍힐 것이 분명하다. 모두가 볼 수 있는 공공의 영역인 미디어에서 '그런건 하나도 상관없어! 생각대로 해!' 라고 말하는 것은, 그래서 아주 올바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금 더 솔직히, 거꾸로 생각해보면, 대기업에 취직하고 외제차까지 끄는 사람을 봤을 때, 우리 마음 한구석에 '그래도 저 사람은 사회적 승자'라는 생각이 스물스물 피어오르는 것 (그래서 부럽다거나, 성격이 나쁠거라고 생각한다거나 하는 치사스러운 감정들) 은 어쩔 수 없는것 아닌가? 자본주의 사회가 우리에게 심어준 뿌리깊은 근성을 마치 없는 것처럼, 전국민이(특히 SKT가!)그 모든 기준에 대해 쿨한 것처럼 속이는 것은 지나치게 얄팍한 거짓말이 아닐까?

물론 이 광고는 그런 현실을 시궁창(?)으로 치부하며 이상적인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신경을 건드리는 건 이 광고의 '어투'이다.


'왜 남의 기준, 남의 생각대로 살까?'

라는데, 그럼 다시 되묻겠다. '그런 기준들을 갖춰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단지 우리 개인의 잘못이란 말인가?


우리를 존중해주는 척 하면서 사회가 만들어놓은 틀 안에 어떻게든 들어가보려고 하는 애처로운 개인의 노력, 좌절, 눈물들을 마치 '그러길래 누가 남의 생각대로 살랬니? 니 맘대로 살아!'라고 폄하, 수 많은 고생들을 마치 '우리 탓'인 것처럼, ‘남 생각만 좇아 하는 너 개인들의 잘못’이라 간단하게 끝내버리는 이 자본주의의 기만적 자세.

특히 그 화자가 다른 누구도 아닌, 그러한 틀을 생산하고 확대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것으로 짐작되는) 대한민국 굴지의 기업 SK라는데, 나에게는 그것이 너무나 괘씸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왜 남의 기준, 남의 생각대로 사냐고?그걸 몰라서 묻냐?'

니 생각대로 살고 책임도 니 스스로 지라는 이 말은, 사실 너무나 당연한 명제이기도 하지만, 나는 2009년 대한민국에서 아직 저 말에 공감할 수가 없다. 최소한 '우리 사회'는 생각대로 하는 개인들을 포용하는 사회인가?


비약적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 사회의 개인들은 끝없는 허들경기처럼 계속 남들 눈을 의식하며 점점 더 불행하게 살 수 밖에 없는가? 그건 누구의 책임일까? 이 문제에는 정말, 말할 필요도 없이 엄청나게 복잡한 사회 문제들이 얽혀있다.

구차하지만 없는 지식들을 모조리 끌어다 한번 말해볼까?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인한 정규 고용인력 감소와 그에 반비례하여 늘어나는 비정규직 숫자, 그리고 그에 따른 사회적 불안, 사회 보장 예산 감소로 인한 안정적 직업 선호도 증가, 높아지는 환율을 따라 같이 올라가지만 내려가는 환율과 달리 요지부동인 물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을 한푼이라도 더 깎아보겠다고 달려드는 사용자들, 점점 더 높아지는 해외 수출 의존도와 세계 시장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제. 모두 같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획일적인 교육, 그리고 과정이야 어쨌든 성공만 하면 된다는 성공 제일주의적 풍토, 끝없이 불안감을 조성하며 개인들을 경쟁하게 만드는 사회적 분위기...이밖에도 원인은 많다. 어느 누가 감히, 이 모든 현상을 개인 탓으로 돌릴 수 있단 말인가.
 
이에 대한 고민 없이는, 문제와 해결책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없이는 그 누구도 우리에게 ‘생각대로 해’라고 무책임하게 말 할 수 없다.

이 CF는 얼핏 우리의 자존감, 존재가치를 고민해주는 척 하면서 교묘하게 오히려 우리를 기만하고 있다. 개인의 자존감을 버리고 자신의 기준에 맞추라며 암암리에 윽박지르던 사회가, '그러게 내가 언제 그러랬니?' 라며 뒤통수를 칠 때 오는 이 배신감.


물론 '생각대로 하라'는 말은 좋다. 다만 이 '말'만을 평면적 받아들이기에는, 이 '현상'을 둘러싼 그 두텁고 복잡한 배경들이 눈에 아른거려, 너무나 괘씸하다는 것이다. 단순히 '생각대로 한'다고 이제 우리의 자존감은 찾아질 수 있을까? 같은 얘기도 누가 해주느냐에 따라 위선이 되기도 하고 진심 어린 충고로 다가오기도 하는 법. 대기업, 거기다 CF라면 색안경, 악밖에 안 남은 자본주의시대 시민1은 그저 화가 날 뿐이다. 차라리 솔직하기라도 하지 그래.

그렇기에 일견 거창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만 같은 이 CF의 문장들은, 허망하게 공중에 흩뿌려지고 또 잊혀질, 또 하나의 광고 카피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깊은 사유와 이해가 없는 언어는 공허하다. 21세기, 자본주의를 파는 그들에게 우리의 자존감은, 필요에 의해 적당히 공감을 얻을 캐치 프레이즈에 이렇게도 끼워 맞췄다가, 저렇게도 끼워 맞췄다가 하는 가벼운 것이 되어버린듯 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씁쓸하게도.  



여기서부터가 어쩌면 본론

모든 것은 자본의 뜻대로 -다 지난 꿀벅지 이야기 문화생활

이 이미지는 본문과 관계가 없습니다. (..)

꿀벅지 얘기가 한창일 땐 머리가 아파서 그냥 패스했다가 얼마전 신방과 과제로 한 달간의 미디어 이슈에 관해 논평하는 글을 써내라고 해서 이걸 골라서 썼습니다. 남/녀 얘기라기 보다는 미디어의 언어사용(?)에 대해 평소에 느꼈던 이야기. 그래도 나름 시사적(?)인 이슈였던 만큼 열풍이 쓸고 지나간 후 좀 고쳐서 슬쩍 올려봅니다.

쓸데없이 길고 별로 재미는 없지만

'호우시절'을 볼지 말지 망설이는 당신을 위한 안내서 지극히 주관적인 안내서


요즘 참 영화볼 시간마저 없어(!) 지루하고 괴롭던 정신세계였으나 지난 주 평일 은혜로운 시사회 티켓을 얻어서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지지난주, 지난주 온갖 영화 프로그램에서 너무 광고해주길래 오히려 오기가 생겨 별로 볼 마음이 없었는데 요렇게 또 보게 되는군요.

한 때 열심히 무대인사를 섭렵하던 시절의 열정;;이 없는 요즘은 보통 개봉영화를 끝물에 보게 되는 편인데, 요번엔 운좋게 일찍 본 편이라서 보실 분들을 위한 감상위주로 적어봅니다. :9


유학을 다녀왔거나 갈 예정인 당신

영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 하는 것이 보다 젊은 시절, 좋았던 유학 시절에 대한 기억, 추억인 만큼, 두 주인공의 구체적인 에피소드들이 상세하게 구절구절 나열되어 있지 않은 점이 오히려 좋게 다가오기도 합디다. 알게모르게 관객 개인들의 추억을 들춰내며 일정정도 감정을 겹칠 수 있도록 합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이 영화에서 형성되는 감정이 과잉으로(손발이오글오글?!) 느껴질 수 있다는 점에 주의.


한 영어 하는 당신

완벽한 남자 정우성도 경우에 따라서는 한 없이 부족해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을 미리 숙지할 것.


영화는 스케일과 스펙타클이라고 생각하는 당신

그런 당신이 이 영화에 가지고 있을 기대치는 아마 거의 들어 맞을 겁니다. 생각대로 해! 그게 답이야!


영화는 비주얼이라고 생각하는 당신

고원원 언니의 가녀린 사슴 라인은 순정만화 그 이상입디다. (...) 그 외, 말하면 입아픈 정우성의 심하게 멀쩡한 회사원 코스프레. 중국 사천의 아름다운 풍광들. 팬더는 진리임.


가을이니 사랑영화는 보고 싶지만 뻔한 멜로는 싫은 당신

안타깝게도 다소 뻔한 편..이지만 기대를 버린다면 의외의 신선함을 맛볼 수 있음.


요즘 삶이 시궁창인 당신

잠시 모든 시름을 잊고 환상에 나라에 다녀오실 수 있음. 경우에 따라 열폭이 옵션으로 따라 올 수 있으나 오히려 비웃어줄 수도(..읭?)


중국은 지저분하고 무질서 하고 기타 등등의 편견을 가지고 있던 당신

중국에 대한 편견을 완전히 버리지도 않으면서 묘한 환상을 만들어주는 영화. 오리엔탈리즘을 방불케함. 근데 확실한건 당신이 느끼던 대륙미녀의 한계를 이 영화와 고원원 언니가 깨줄꺼임. (..)


김상호 아저씨 팬인 당신

..좋은 취향이다! ㅠㅠb 사천에 가면 만날 것 같은 소주 한 잔 지사장님.


허진호 감독의 팬인 당신

만족도에 대한 차이는 있겠으나 최근작들을 생각하면; 실망할 영화는 아님. 가벼운 소품 느낌으로.


홍보에 너무 많이 노출된 나머지 영화를 다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돈이 좀 아까울 까봐 걱정인 당신

영화 중반쯤까지는 그렇지도 않았다는 생각이 들다가, 다 보고 나면 역시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는..(..뭐라는겨;)


소개팅에 볼 영화를 찾고 있는 당신

대체로 적절함. 다만 살짝 부끄부끄해질 수 있는 장면이 짧게 있다는 것을 고려하실 것.


외국에 장기간 다녀온 연인이 있는, 게다가 뭔가 잘은 모르겠지만 거기서 로맨스가 있었을 것 같은 낌새가 드는 당신

무조건 그/그녀에게는 보여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최대한 적극적으로 막으세요. '정우성 주연의 중국 사천 홍보영화라더라'라고 음해하십시오.

(핵심은 맨 마지막 항목이었습(...))


여기서부터는 간단한 감상.

한 달동안의 방랑 하루하루

관광시켜주러(?) 갔던 오랜만의 남산타워 by LX3

탕아는 웁니다..() 가 아니라, 아무튼 약 한 달만에 얼음집 다시 해동시켜 봅니다. 이웃님네들 모두 건강하셨는지요. 흑.

8월 말에 일본에서 돌아와, 야심차게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것이 많았는데 물리적인 시간의 한계와 피로와 새로운 집과 생활과 기타 등등으로 치여서 치여서 이렇게 후루룩 시간이 다 지나가버렸네요. 바로 복학을 했더니, 정말 하는건 없는데 그냥 정신이 없어지더라구요. 죽을듯 피곤해도 일단 집에 들어오면 한 두시간은 기본으로 컴퓨터를 붙잡고 앉아있던 저였는데, 컴퓨터앞에 앉지도 못하고 침대로 골인하던 나날이 며칠이나 계속되었습니다.

새삼스럽게 서울은 참 너무나 크고, 사람들은 너무나 많고, 버스, 지하철, 그 속의 사람들 표정은 너무나 어둡고. 사실 나도 그렇고. 그에 비하면 참 작고 소박했던 곳 센다이, 거기서 유유자적 지냈던 시간들이 조금 그리워지기도 하더라구요. 떠나오기 전에 친구들과 '우리는 그래도 최소한 같은 달을 보는 거니까' 라는 얘기를 했었는데, 서울에서 달을 볼 때마다 정말 이 달이 센다이에서 보던 그 달과 같은 달일까, 라는 생각이 자꾸 들더라구요. 이상한 이야기이지만.

대학 4학년, 한국의 '현실'은 참 무섭게도 큰 입을 벌리고 달려듭디다. (지금도 ing) 팔자 좋은 소리일지도 모르고 세상 모르는 소리일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떳떳하게 서기 위해 열심히 귀를 막고 도망치며 노력해볼 생각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른 생각, 여가 생활 할 여유도 없이 수업 따라가는것만도 힘들어 죽겠네요 :X .. 우째 이런일이.

9월에는 일본에서 친구들이 두 팀 놀러오기도 했었습니다. 거기는 그때까지 방학이었으니까요. 사실 아직 스스로도 적응 안된 서울생활이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만나러 와주었다는게 무척 반갑고 기쁘고 그렇더라구요. 맛있는거 많이 먹이고, 좋은거 많이 보여주려고 노력했는데 어찌 잘 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친구들이 와주지 않았으면, 정말 센다이에서 보낸 1년이 꿈인지 생시인지 하고 있었을 것 같아요. 내가 만든 인연과 시간들이 이렇게 또 다른 공간에서 이어지는 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뿌듯하고 기쁜 시간들이었습니다.

센다이에서 함께 했던 영화 동아리 데파르마는 9월 20일에 또 상영회를 하기도 했답니다. 아직 영화들은 보지 못했지만, 늘 그렇듯 적당히 성황리에 마친 모양이네요. 처음엔 정말 자주 연락을 주고 받았었는데, 물리적 거리(..)가 느껴져 맘이 힘들기도 했었고 그쪽은 상영회로, 저는 이곳 생활로 바빠진 한 달 후, 다시 그들의 영상이나 글들을 보고 있으려니 제가 너무나 그들로 부터, 그곳으로 부터 멀어진 듯한 기분이 들어 조금 슬펐습니다. 신방과 실습 수업을 하나 듣고 있는데, 아무래도 그때 만큼의 열정이 생기지 않네요.

뭐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며, 저의 한 달이 지나갔습니다. 이제는 쬐-끔 적응도 되어가는 것 같고 곧 시험도 다가오고 하니까(?) 과감히 해동 시켜봅니다. 유행의 첨단; 미투데이도 달아봤습니다. :9 ;;

돌아가면 뵙자 뵙자 말만 많았던 분들에겐 정말 죄송합니다. 정말 꼭, 얼른 너무 뵙고 싶습니다. 흑;
여튼 너무너무나 늦어버렸지만 모두 메리추석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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