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죽음을 생각하며 삐걱삐걱돌아가는세상


1946. 8. 6 - 2009. 5. 23



나는 노무현에 대해 잘 모른다. 그분이 대통령에 당선되었던 때, 나는 고등학생이었다. 물론 선거권은 없었고, 선거 당일에는 봉사활동이라는 명목으로 선거 도우미로 착출되어 종일 안양시의 작은 선거관리소에서 일했던것만이 기억난다.

그 선거는 어쨌든 무척 극적이었던것으로 기억한다. 경쟁 후보보다 인상이 푸근했던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어 나는 막연히 잘됐다고 생각했다. 그 때의 나는 정치가 뭔지, 사회가 뭔지 아무것도 몰랐다. (물론 지금도 잘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고민도 많았고 무언가로 힘들어하기도 했던것 같은데, 그와 동시에 무척 어렸다.

영원히 끝날것 같지 않던 자습시간에 참고서를 밀어두고 한겨레21을 막 읽기 시작한 것이 그 무렵이긴 하지만, 그래도 내 안의 고민들은 참, 평안하고 안전한 여고생의 현실 인식안에서 천천히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 했다. 좋은 대학만 가면 대통령이 뭘 어쨌든, 민주당이 한나라당이 뭘 어쩌든, 나는 행복할 줄알았다. 그렇게 참 별일 없이 살았다. 

벚꽃이 세번피고 지면 니들도 졸업이라는 선생님의 말이 멀게만 느껴졌었는데 참 빨리도 벚꽃이 피고 지던 고등학교 3년간, 탄핵, 촛불, 에프티에이, 이라크 파병 등등 크고작은 시사문제들이 있었다. 논술을 위한 대비라는 명목으로 짬을 내어 반 단위로 그에 대한 토론을 하면서, 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별 탈 없이는 살았지만 당연하게도- 그렇다고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된건 아니었으니까. 이라크 파병과 FTA가 주제가 되었던 시간에는 고개를 갸웃하기도 했었다.


여전히 빈약하지만 조금이나마 시야가 넓어지고 난 23살의 나.

내가 했던 세 번의 투표는 단 한번도 누군가를 당선시킨 적이 없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별탈없던, 늘 그런 것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바뀌었다. 사회와 정치가 얼마나 개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인가를 직접 체험했다. 부당하고 더러운 일들이 우리 주변에 참 많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감지하면서도, 어떡해, 어떻게 살아야해, 답이 없는것 같아, 라고 말하면서도 나는 아직도 모든 것이 너무나 막연하기만 했다. 정보와 말이 흘러넘쳐, 경제를 죽였네 살렸네, 어렵기만한 수치들. 이젠 대체 무엇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는 혼란에 빠졌었다. 그래서 노무현이 실질적으로 좋은 대통령이었는지, 나쁜 대통령이었는지, 판단을 하기도 전에 그는 그렇게 가버렸다. 


그랬다. 판단 유보.

다른 사람들의 넘쳐 흐르는 생각과 글을 읽고 그때 그때 흔들리면서, 아, 그렇구나. 하고 분노하고 웃고 했다. 이렇게 우매하고 모든것이 막연할 뿐인 나에게는 대통령 노무현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 아직은 없다. 나는 그것이 무척 부끄럽다. 

하지만 그런 나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기사를 읽으며, 하루 종일 영결식 뉴스를 틀어놓고 하는 일도 자꾸만 손에서 놓치면서, 나도 모르게 울다가, 그쳤다가 울다가 하는 것은 왜일까. 이 눈물의 근원은 대체 어디일까?

공부해야 한다. 알아야 한다.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무슨 정책을 폈는지, 그 결과는 어땠는지, 왜 그렇게 가야만 했는지, 그 죽음이 우리에게 무엇을 상징하기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고, 애도하며, 흥분하며, 이렇게 많은 말들을 쏟아내는지를. 깊이 깊이, 공부하고 생각해봐야만 한다. 커다란 목소리로 부터 귀를 닫고 생각해야한다. 이젠 정말 두려워졌다. 이렇게 무지몽매하게 살다간, 남들의 판단만 들으며 따라가다간, 나도, 이유도 잘 모른채로 죽어갈 것 같아서.



노무현의 죽음은 그 혼자만의 죽음이 아니다. 그것은, 그가 정말 100% 그런 사람이었든 아니든, 더러운 세상을 꿈과 패기로 신념으로 이겨내보고자 했던, 그럴 수 있을 것 같았던 모든 사람들, 그들의 믿음의 죽음이다. 그는, 그래도 어쨌든 마음 한구석에 있던 희망의 꽃씨 같은 것이었다. 최소한의 정의, 양심, 사람답고자 했던 사람. 그런 상징이었다. 적어도 나에겐 그랬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느끼는 것은 슬픔과, 분노와, 좌절이다.

올해들어 참 많은 유명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 아까운 목숨들이 결국 '돈' 때문에 그렇게 갔다는 걸 생각하면 슬픔이 복받쳐올라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화가 난다. 이 사회와 사회 속에서 '이건 아닌데 아아아-'하면서도 그냥 자신의 자리에서 아둥바둥했던 나, 우리가 그를 죽인거라는 생각이 들어 스스로가 밉다.

지금의 젊은이들, 아마 안될거야-라고 자조섞인 농담을 주고받는 우리에겐 숫자놀음에 네 삶을 맞추면 행복해 질것이라고 윽박지르는 폭력적인 잣대가 아니라 삶의 진정한 의미를 가르칠 수 있는 윗사람이 필요했다. 돈과 권력앞에서는 뛰어봤자 벼룩, 너도 굴복해! 라고 소리치는 이 사회에서, 우리가 무슨 희망을, 어떤 미래를 가질 수 있을까?

어떤 분이 쓰셨듯, 많은 사람들은 한 때의 정의로운 순간을 빌미로 수십년을 부끄럽게 살며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부끄러운줄 알아야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도를 지나친 혹자는 그 말을, 뻔뻔하게도 자신의 입에 담기도 했다. 누워서 가래침뱉기도 유분수지.) 그리고 진정 부끄러워해야할 순간조차 모면하려, 도망가려 애썼을 뿐. 그렇게 질기게 살아간다. 뻔뻔하게 살아간다. 그들 중 누구도, 모두가 자신의 목을 졸라오고 등지는 순간 겨우 남은 지지자들에게,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라고 말하지 못했다. 이것만큼은, 정말 대단한 용기이다.

결국, 우리는 우리의 '믿음'이 스스로를 던지는 형국까지 와서야 그 형체모를 불안이 정말 코앞에 닥쳐왔다는 것을 느낀거다. 우리의 미래 또한 결국 600년, 그 이상 계속되고 있는 권력자에 대한 굴종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바꾸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행동하지 않았던 댓가가, 설마설마 했던 그 미래가,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고.

이 와중에, 모든 사람의 관심이 그분 가시는 마지막 뒷모습에 집중되어 있는 순간에도, 그들은 용산에 또 다시 용역을 투입하고, 말을 잘하는 한 여대생을 체포했으며, 모 재벌의 무죄를 선언했다. 노란색을 금지했다. '설마'하고 농담으로도 꺼내기 무서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에 있을 때와 비교하면, 이곳 일본은 무척 평화로운 사회다. 사람들은 정치와 사회에 관심을 가지기보다는, 스스로의 세계와 내면에 침잠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 시끄럽고, 잘 흥분하고, 싸우고, 뛰쳐나가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그 뜨거운 가슴이 좋다. 모두를 '우리'로 생각하는, 광장을 사랑하는 그 넓은 오지랖이, 이런 믿을 수 없는, 공포스러운 지금을 극복하고 결국 우리 사회를 더 좋게 만들거라고 나는 믿는다.

갈길을, 방향점을 영영 잃은것 같은 기분이었지만, 아니다. 지금은 조금만 더 슬퍼하자. 그리고 그 슬픔이 잦아들거든 그를 잊는 것이 아니라 공부하고, 생각하고, 행동할 때다. 


이곳 센다이에는 오늘 비가 내린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부디 안녕히, 안녕히-.



(+) 서거 소식을 듣고 난 이후, 이 노래를 들을 때 마다 자꾸 눈물이 나더군요. 더 먼곳으로 가신 그분을 생각하며, 다른 의미의 더 먼곳으로, 우리도 갈 수 있기를.




もっと遠くへ
作詞者名 藤巻亮太
作曲者名 藤巻亮太
ア-ティスト レミオロメン



もっと遠くへ行きたいと願った
더 먼곳으로 가고싶다고 바랬어
たった
一度生まれてきた奇跡は計り知れない
단 한번 태어난 기적은 잴 수도 없을 만큼 소중해
だから だからこそ怖いのかもしれない
그러니까, 그렇기에 무서운 걸지도 몰라
レールに乗っかるのも無限に広がる自由も
레일에 올라타는 것도, 무한히 펼쳐지는 자유도

まだ見ぬ未来 答え求めても
아직 보지못한 미래에서 답을 구해봐도
雲はちぎれて 風は星の上を吹き続ける
구름은 찢어지고 바람은 별위에서 계속 불지

どこまで行ってもゴールはいつも
어디까지 간다해도 도착지는 언제나
心の奥にあるものだから
마음 속에 있는 법이니까
どの十字路が繁ぐ未来へも
어느 십자로에 이어지는 미래에도

目の前の一瞬に全てを捧げて
눈앞의 한순간에 모든걸 걸고
駆け抜けるよ 
달려나갈거야
まだ明日は どんな色にも染まってないさ
아직 내일은 어떤 색으로도 물들지 않았어

君に出会えて僕は弱さと
너를 만나고나서 나는 약함과
初めて向きあえた 迷いの向こうに
처음으로 마주봤어, 방황의 저편에
光を求めて
빛을 쫓아서

ありのまま生きようとして傷つくだけの日々
있는 그대로 살아가고자 하며 상처받을 뿐인 나날
君も僕も誤魔化せない想いを胸に秘めている
너도 나도 속일 수 없는 마음을 가슴에 숨기고 있어

夢に届かず 恋に破れて
꿈에 닿지못하고, 사랑에 찢겨져
涙の底の震える感情に気付いたよ
눈물의 밑바닥에서 떨리는 감정을 알아챘어

何度だってやり直せる
몇번이나 다시 할 수 있어 
だけど今は二度と来ない
그치만 지금은 두번 다시 오지않아
心の奥の手付かずの場所
마음속 손이 닿지않는 장소
踏み込めば痛くて, 涙も落ちるけど
깊이 밟으면 아프고 눈물도 흘리겠지만

進んで行くのさ
나아갈거야
時代のせいや誰かのせいにするくらいなら
시대 탓으로,누군가의 탓으로 할 정도라면
もう一度夢を描けるはずさ
다시 한번 꿈을 그리는 거야

青空に奇麗な君の笑顔が
푸른 하늘에 아름다운 네 미소가
広がっていくように
펼쳐져 가도록

日が昂(の)ぼり新しい世界が創(はじ)まる
해가 뜨고 새로운 세계가 시작된다
表現し続けるんだ
계속 표현하는거야
ありのままを
있는 그대로를

諦めないで 
포기하지마
その心が決めた道を走り抜けて
그 마음이 결정한 길을 달려나가

強い風が吹いた日こそ
강한 바람이 부는 날이야말로
誰よりも 速く 強く 美しく
누구보다도 빠르게, 강하게, 아름답게
駆け抜けてよ 夢の中を
달려나가 꿈속을
光の方へ 闇を裂いて
빛이 있는 곳으로, 어둠을 가르며

きっと答えは一つじゃないさ
분명 답은 하나가 아니야
あらゆる全力を尽くして行くのさ
여러가지 전력을 다해 갈거야
もっと遠くへ
더 먼 곳으로

君との出会いを抱きしめて行くのさ
너와의 만남을 끌어안고 갈거야
もっと遠くへ
더 먼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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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09/05/30 13:27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09/06/06 17:15 #

    아아, 이 덧글 몇번이나 읽었는지 모릅니다요. 고마워용. ㅠㅠ 요즘 정말 =_= 모종의 프로젝트로 바빴던터라 이제야 덧글을 답니다. 언니의 덧글내용에 나도 정말 공감해요. 계속되는 이 찝찝함을 버리고 당당하게 발언에 책임감을 가지기 위해서!!;; 우리 열심히 공부합시다. 헤헤. 우리 모두 화이티잉!
  • Mrchildren 2009/05/30 15:17 # 답글

    참 혀와 펜에 놀림 당하고 감동 받는 인간이란 존재, 그리고 개중에도 듣보잡인 스스로가 참 무력한 기분을 떨치기 힘든 요즘이다.

    어렸을때 바라본, 부모님들이 너희땐 절대 못그래, 란 말 마냥 변화를 바랬던 기다려왔던, 모든 것들이 무너진 느낌.

    김대중의 뜨거운 눈물만큼이나 우리가 이제라도 뭉치고 단결해야되는데.

    선거가 너무 멀구나..제길.
  • 2009/06/06 17:17 #

    정말 한단어 요약 : 무력감...!! 이래저래 참 폭풍같았던 지난주네요. 선거는 멀고, 그렇다고 그 선거가 왔을 때 다른 대안이 있을까라는것도 의심스럽고.. 생각하면 할 수록 답답한일 투성입니다아아. 아무튼 우리라도 공부하고 열심히 생각해보도록 하여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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