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안되는 가족 판타지, 섬머워즈 봤다영화


에반게리온파가 시간차 공격으로 국내의 많은 팬들을 괴롭게하고 있는 이 마당에, 의외로 섬머워즈가 동시 개봉을 해주는군요. 아무래도 이쪽이 대중용, 가족용에 가까운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이려나요. 아무튼, 돌아갈 날을 일주일쯤 남긴 이 시점에, 동아리 친구들이랑 같이 가서 관람했습니다. (아마 한국 영화관람료의 2배정도 될 돈을 지불하고;;)

여행다녀오느라 한동안 이글루스를 못들어왔다가(심지어 요금을 밀려서 여행에서 돌아왔던 16일 당일에는 인터넷이 끊겨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 ㅇ>-<.. 나 뿐만 아니라 친구도 같이 끊겨있었다는건 더 충격적인 사실;; 앗 그러고보니 저 무사히 다녀왔습니다 여러분 :9) 어제 오늘 이글루를 들락날락하다보니, 요즘 섬머워즈가 일본의 책임 면책론을 나타내고 있다는 감상이 뜨거운 감자!가 되어있더군요.

사실 저 그런거에 무지하게 민감합니다. 안만나봤을땐 몰랐지만 진짜로 일본에 그런 주장을 늘어놓는 인간들이 많으니까 그게 참 위협적으로 느껴져서 그런건지. 아무튼 그래서 '헤타리아'도 막 까고, 쿠사나기 쯔요시 사건때 '초난강' 운운하면서 비웃던 놈들도 막 까고,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도 은근히 막 까고 그랬졍. 그래서 아, 이건 분명히 나의 까칠 필터로 보기엔 걸릴 부분이 많은게 분명해! 라고 생각하면서 잔뜩 기대(?!)를 하면서 보기 시작했지요.

근데..


뭐, 그런 주장하시는 분들의 말씀하시는 바도 알겠고, 반대로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의 맥락도 알겠는데 아무튼!! 그런거 다 떠나서 개인적으로는 재미가 없었다는게 가장 큰 문제...orz 물론 작품의 가치는 재미로만 갈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 그림은 무지하게 훌륭했고 캐릭터들도 좋았지만 우앙, 왜이렇게 재미가 없던지;;;

전통과 현대를 엮으려는 시도가 너무 눈에 보이는 것도 좀 그랬지만 그거 자체는 뭐 당연한거니까(?) 그러려니 하겠습니다. 전통 가정의 분위기도 인간적으로 잘 구현되어 있었고 가상세계 이미지도 참 훌륭하고 좋았는데 이게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동시에 진행되는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참 너무 연결고리도 약하고.. 이야기가 뭐, 볼때는 어찌어찌 납득이 되는데 내가 친구한테 줄거리 설명하려고 하면 어?!? 랄까요. ;;

그리고 솔직히 할머니 좋은 사람인건 맞는데요;; 뭐랄까 좀 안좋아하는 캐릭터임;(일본어로 にがて라는 편리한 표현이 있지요 ;;) 보고 있으면 막 괜히 내가 뭐 잘못하는거 없나 불안하고 긴장되는 타입이라서요. orz 거기다가 여기서 엄청나게 강조되는 이 '가족'이 또...;;; 청춘, 연애, 성장, 학생, 동물을 비롯한 온갖 휴먼드라마 전부다 OK인 잡식취향에 유일하게 좀 힘든게 가족테마인지라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뭔가 일본적인 판타지에 가까운 대가족을 이상적으로 그리는게 참 이상하게 편하지가 않더군요.

그 완전무결;;한것 같은 할머니가 강조하시는 커뮤니케이션이다 뭐다 하는 장면도 비현실적인 선善인을 보는것 같은 기분이라 아리송한데다가(아우 간질간질거려 미치겠더군요;;) 계속 '너는 될꺼야 너는 될꺼야'그러는데 그냥 적당히 밑도 끝도 없이 된다고 그러는거 같을 뿐이고...lllorz 할머니가 대단하다는건 알겠는데 구체적으로 잡히는게 없으니 뭐가 와닿지가 않음;; (원래는 그런부분에서는 반드시 감동하여 '그래 나도 될꺼야!!'이러는게 소녀 뢈이라구요..;ㅅ;)

이런저런 국면이 꽤 긴장감 넘치긴 하는데 전체적으로 꽤 클리셰적이라 살짝 졸리기도 하더군요. ;; 게다가 인류의 운명을 건 고스톱 장면은... 매년 명절이 돌아올 때마다 떠오를 것 같군요 훗 ㅠㅠ (세계인의 '코이!코이!'에선 또 내가 다 부끄럽고 간질간질간질..우아아앙;;;)

아무튼 제 마음이 동심을 잃어서인지 그런 아름다운 대가족의 추억이 없어서인지 모르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론 미묘한 작품. 그림은 너무 훌륭해서 뭐 극장에서 봐도 손해는 아닙니다만(;;) 그렇다고 막 좋은 작품이라고 추천하긴 좀 그렇네요.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훨씬 재미있었던것 같은데, 같이 봤던 친구는 반대라니, 평이 꽤 많이 갈리는 작품이 아닌가 싶네요. 이글루스에도 재미있게 보셨다는 분들이 많으니.. '';;;

그리고 그 책임면책론에 대한 얘기를 개인적으로 추가해보자면, 뭐 그렇게 보자면 가능한 해석입니다만 거기까지 노렸다고 보이지는 않는 너무 평이~하게 만들어진 the 여름방학 아니메였다는 생각입니다요; 정말 그렇게 보이는 건수는 다 집어내려고 눈에 불을 켰는데 그다지... 그냥 저는 그 러브머신(..이 이름도 참 엄청나지 않나요?;;) 개발자 반항아 서자 캐릭터가 너무 츤츤데레데레 전형적인 반항아 간지가 넘쳐서 부끄부끄했을뿐임..()



PS 하아. 그래도 참 그림은 좋더군요. 가상세계에서는 그에 맞게, 현실세계에서는 그 분위기에 맞게. 그 부분에선 잘도 만들었다는 생각밖에 안들더만요;; 캐릭터 디자인도 취향이고.. 그래도 전 신카이 마코토가 더 좋습니다.

PS2 엔딩롤을 보고 있으려니 작화엔 역시 한국인들이 많이 참여한것 같은데, 우리나라도 참, 이제 걸작 애니가 나올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뻘생각이 들더군요. (뭐 제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여러가지가 진행 되고 있는것도 같지만요) 오덕들이여 신화가 되어주세요 제발..ㅠㅠㅠㅠ

PS3 배경이 나가노켄 우에다라는게 나올때, 우에다시에서 시규모로 작은 영화제를 하고 있어서 출품할까 고민했던 기억이 나더군요. 아마 제출기한이 지났을텐데.. 학기 마무리하느라고 시간이 없어서 못냈네요. 근데 거기 상품이 1등만 상금이고 2등부터는 지역 특산품&기념품이었음..() ㅠㅠ 일본에는 의외로 이런 동네 영화제가 많답니다.; ㅇ>-<

PS4 전 차라리 원폭보다 그 사무라이 집안 내력 어쩌구저쩌구 할 땐 좀 아이고 두야; 싶긴 했어요. 호호. 근데 그정도면 애교지 뭐..() 이 부분에 대한 저의 저항감은 꼭 일본이라서 그런거라고 하기도 그렇구요. 마찬가지 맥락에서 할머니가 창으로 반항아 서자님을 찌르려 하는 장면에서도 내 손발이 어쩐지 오글오글했음.. 으아. 저도 참 삐뚤어졌지요? ;;()

PS5 오늘 처음으로 가본 나가마치미나미의 무빅스MOVIX라는 극장. 동네 극장 센다이 FORUM과는 달리, 일반적인 한국 멀티플렉스 느낌으로 되어있더군요. 아아, 한국에 온 기분이었습니다 잠시나마 ;ㅅ; (그 건물이 붙어있는 대형 쇼핑몰도 완전 한국 대형 마트 느낌 :9;; ) 카무이 외전 보고싶어~~~~ 하지만 개봉은 9월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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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bullgorm 2009/08/18 06:09 # 삭제 답글

    PS2 - 원래 외주를 받아 일본 애니메이션의 원화나 동화 파트쪽은 우리나라에서 멀고 먼 예전부터 꾸준히 맡아오고 있었습니다.. 요새는 중국이나 동남아등과 비교할때 가격경쟁력에서 밀린다지만 극장판처럼 고퀄리티를 요구하는 작품의 경우에는 아직도 한국쪽 제작 인력들이 많이 쓰이고 있지요.. 그러나 걸작 애니는 단지 '잘 그리는 사람'들 만으로 만들어지지 않기땜시.. 제대로 된 기획파트나 연출파트 쪽 스탭이 없으면 언제까지라도 요원한 일일겁니다.. 저는 오히려 한국인들의 이름이 주루룩 나오던 스탭롤을 보면서 씁쓸했지요..
  • 2009/08/30 12:40 #

    덧덧글이 늦었습니다 굽실굽실. 하긴 그런면에서는 씁쓸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ㅅ; 구구절절 동감합니다. 그치만 제가 정말 꼬꼬마시절에 느꼈던것보다는, 점점 우리나라도 컨텐츠적인 센스는 발전하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기대를 해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덧글 감사드려요.
  • 젼이 2009/08/18 10:39 # 답글

    뭔가 굉장히 압축된 느낌의 애니였습니다. 보는 동안에는 열심히 웃었지만요. 영화의 모든 소재 하나하나가 일본적이라; 세계를 먹은(...) 코이코이는 잊을 수 없을지도요; 핸드폰과 닌텐도 DS i 의 간접 광고도 충분히 봤습니다. ㅎㅎ 세계를 구하는 영웅은 일본에도 있었군요. <- ㅎㅎ
    여담이지만; 캐릭터 디자인이 사다모토씨여서...저는 주인공과 주변의 몇몇 인물들을 보면서 계속 에바가 오버랩되었지 말입니다;
  • 2009/08/30 12:42 #

    으하하 그러게요;; 닌텐도 DS i를 어찌나 광고하던지. 세계를 먹은 코이코이!! 으어어어 오글오글오글; 캐릭터 디자인이 사다모토씨였다는건 사실 전혀 의식하지 않고 봤는데 한국 웹을 돌다보니 그런 얘기가 오히려 많더군요. 하긴 참 정말 그림이나 연출은 무지하게 좋더라구요. 이상~하게 취향이 아니었다는게 불가사의할 정도랍니다. ㅠㅠ 어쨌든 젼이님 저 드디어 한국에 돌아왔사와요~ 서울에 놀러오실날만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 imc84 2009/08/18 22:55 # 답글

    오오 맘에 들지 않는 작품감상기 치고는 매우 알찬 내용이십니다(...) 하지만 전 어휴 에반게리온 파 보고싶어요! 국내개봉은 대체 ...다른 애니 후기에 칠 드립이 아니군요 죄송

    음 섬머워즈 보고 온 친구에게 들어보니 두 번 보고싶게 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뭐 보통 그렇겠죠. 말씀하신 가족테마는 이쪽 동네보다는 쌀나라에서 꾸준히 우려먹는 거라 개인적인 짐작에는 일본애니로 그걸 보면 약간 신선할 듯요...뢈님은 별로이셨군요. 하긴 사람 취향이 다 제각각이니까요. 하지만 다른 간질간질한 테마는 냅두고 가족만 간질간질... 하긴 저는 간질간질하거나말거나 재미만 있으면 장땡이지만 ㅇ<-ㄷ

    후기잘보았습니다 :)
  • 2009/08/30 12:44 #

    우후후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다시 읽어보니 사실 알차다기보다는 그냥 손발이 오글오글이었음 ㄳ로 요약되는듯 orz 에반게리온 파는 11월에 나온다는 소문이 있더군요 훗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음 그 쌀나라 가족테마랑은 또 달라요. 뭔가..아악!!! 저는 너무나 삐뚤어진 나머지 그런 완벽하고 이상적인 할머니와 가족이 적응이 안되었나봅니다. 눼. 그런건가봐요. ㅠㅠ 같이 창작공부하는 분중에도 '죽기 전에 꼭 보세요!'라고, 엄청 재미있었다고 하는 분들도 계시는거 보면 정말 취향이 가지각색인가봅니다. 단지 저한테 좀 안맞았을수도 있겠지만요. 간질간질가ㄴ질...지ㅏ허민아러ㅣ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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